일상에서 유일하게 일관된 스케줄은 기상 시간뿐이다.
-셀리 크로첵(Sallie Krawcheck), 엘레베스트 CEO-
방해를 받지 않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벽은 가장 생산적인 시간이다.”
1. 엄마, 그 이름이 부담스럽던 나의 삶
이 책을 읽을 무렵, 나의 취침시간을 점점 더 늦어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젖먹이 어린아이였을 때는 아이들의 모유 수유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깼지만, 아이들이 조금 큰 후에는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 집안 정리를 하고 자느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졌다. 그러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마음속 어딘가 헛헛함이 느껴져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새벽 2시 3시…4시가 훌쩍 넘는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남편과는 해외에서 만났다. 해외에서 만난 우리는 서로 둘 다 외국계 기업을 다녔고 월급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둘 다 영어를 곧잘 했고 전도 유망한 젊은이였다. 하지만, 한국에 들어와서 나는 큰 아이를 낳으면서 경력이 단절되었고 결혼 전 해외로 나가기 전에 휴학한 교육대학원에 다시 복학하지도 못했다. 남편은 그 사이 MBA학위를 수여받았고, 자신의 분야에 관련된 해외 자격증을 두 개나 취득했다. 후회는 없다. 나는 예전 직장에서 아이를 가진 외벌이 아빠들이 가장이라는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고 어떻게든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운전, 골프, 쉬는 날도 모든 것을 마다하지 않고 상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남편의 어깨의 무게를 알기 때문에 나는 묵묵히 나의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사이 나는 경력이 단절된 아줌마가 되었다. 물론 번역도 틈틈이 하고 쉬운 자격증도 땄지만, 나는 나의 경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직장에 소속되지는 못했다. 아이들을 봐줄 사람도 없었다. 어렸을 때 몸이 약했던 둘째를 돌봐야 해서 더욱 그랬다. 그래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새벽에 멍한 상태로 있다가 자기 연민에 빠질까 봐 텔레비전이나 유튜브를 보면서 부정적인 감정으로 빠지는 내 감정을 흩트려트렸다.고요함 속에서 내가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찰까 봐.그러다 내가 유튜브나 텔레비전 중독이 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현실이 되어서 나는 새벽에 끊임없이 유튜브와 TV를 보며 내 자신의 열정을 꺼뜨려갔다.
2. 꿈꾸는 엄마의 미라클 모닝, 김연지 기자와의 책 속에서의 만남
그러다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을 간 어느날 “꿈꾸는 엄마의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나는 새벽 4시가 넘어서 잠이 드는데 저자는 새벽 4시에 일어났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육아 휴직 중에 자신을 돌아보며 아주 알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 놓았다. 새벽에 일어나서 글쓰기와 영상 편집을 했고, 책을 읽었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새벽시간을 저자는 참으로 값어치 있게 보내고 있었다. 저자 ‘김연지’ 기자는 기자라 그런지 필체가 뛰어났고 쑥쑥 잘 읽어 내려가는 책을 담아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부지런함에 존경을 표했다. 점점 안으로만 파고드는 나와 달리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나는 한국에 돌아와서 아이들을 돌보며 내가 할 수 있는 번역 일에 몰두했지만, 과도한 프로젝트를 한 결과 어깨가 너무 아파서 현재 번역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갓난아이를 키우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내고 있었다.
그녀는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를 남편과의 대화를 통해서 육아 분담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어려움을 이겨 나갔다. 그녀도 육아로 인해서 남편과 갈등이 있기도 했지만, 속시원한 대화를 통해서 남편과의 관계를 개선시켰다. 참으로 현숙한 여인이다.
"....나란 사람은 변하지 않았는데, 기자로서의 나, 김연지로서의 나, 엄마로서의 나 사이에서 너무 혼란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렇게 살면 안 될 것만 같다고, 너무 불안하고 두렵다고………..” 꿈꾸는 엄마의 미라클 모닝 p97
저자가 선택한 방법은 새벽 기상이었다. 저자는 새벽 일찍 일어나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했다. 영상편집을 하기도 했고 글을 쓰기도 했다. 그녀는 육아 휴직이 끝나고 난 후 복직해야 하는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앞으로 어떻게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저자는 자신의 상황을 남편에게 가감없이 토로했고 남편과 육아를 분담했다. 참 지혜로운 여인이다. 뿐만 아니라 시간의 소중함을 위해서 베이비시터도 고용했다. 그녀는 대출금을 갚기에 빠듯했지만, 자신의 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의 시간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해서 베이비시터를 고용했고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확보된 시간에 좀 더 자신을 돌아보았다. 뿐만 아니라, 고민했던 시판 이유식을 사서 먹이기도 했고 한 번에 이유식을 대량으로 만들어서 냉동 보관했다가 먹이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좀 더 양질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3. 삶을 반추하게 하는 그녀의 책
새벽을 가치 있게 보내는 김연지기자의 모습을 참 대단해 보였다. 새벽은 고요하고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시간이었다. 그녀는 그 시간을 참 가치 있게 보냈다. 아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유튜브에 기자에 작가까지 참 부지런한 그녀의 모습이 존경스럽다. 나이가 나보다 어려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모습은 현실을 탓하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는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그것이었다. 엄마가 새벽시간을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하고 저녁에는 아이와 놀아주며, 남편과 대화하고, 기자로서의 자신의 삶도 영위하는 모습은 참으로 멋진 모습이었다. 이 책은 내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든 책이었다. 하지만, 모든 엄마들에게 똑 같은 잣대를 갖다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김연지 기자는 그녀의 열정에 걸맞는 멋진 삶을 살아가고 있고, 개개인의 엄마들은 자신의 삶 속에서 또 자신에게 맞는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면 되는 것 같다. 당장 새벽 4시에 일어나진 못해도, 평소보다 30분 일찍 일어나서 책 5장은 읽는다 하더라도 충분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영상을 편집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그녀의 모습은 엄마로서 우울함에 젖어있던 내 삶에 경종을 울리게 해 주었다. 참 멋진 여인이다. 새벽의 여명에 촛불 같은 그녀의 책은 오랜만에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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